유돌이

calendar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31

Notice

2011. 9. 20. 09:12 핫이슈

양길모 박대로 기자 = 건설업자 한모(50)씨로부터 대통령후보 경선비용 등 명목으로 9억여원을 받은 혐의(정치자금법 위반)로 기소된 한명숙(67) 전 국무총리에게 징역 4년형이 구형됐다.

검찰은 19일 서울중앙지법 형사22부(부장판사 김우진) 심리로 열린 한 전 총리 등에 대한 결심공판에서 징역 4년 및 추징금 한화 5억8000만원과 32만7500달러(한화 3억6516만여원)를 구형했다.

검찰은 또 사무실 운영비용 등 명목으로 금품을 받고 한신건영 소유 버스, 승용차, 신용카드를 무상으로 쓴 혐의를 받고 있는 한 전 총리의 비서실장 김모(51·여)씨에 대해서는 징역 2년에 추징금 1억3400여만원을 구형했다.

검찰은 "일국의 총리까지 역임한 인물이 대통령후보 경선과 관련해 불법 정치자금 9억원을 받았다는 점에서 이는 묵과할 수 없을 정도로 중대한 사안"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범행이 치밀하고 죄질이 불량하며 아울러 (한 전 총리는)진실을 숨기면서도 정치적 탄압과 표적수사를 운운하고 있다"며 "반성의 기미가 보이지 않아 선처할 이유가 없다"고 주장했다.

또 비서실장 김씨에 대해서는 "현금 9500만원과 함께 신용카드, 승용차, 버스 등을 받은 것이 분명한데도 적극적으로 범행을 은폐하고 있다"며 "김씨 역시 선처할 이유가 없다"고 구형 이유를 설명했다.

이에 대해 한 전 총리의 변호인은 "검찰은 한 전 총리가 총리공관 만찬 외에 단 한 번 식사한 적 있는 사람에게 경선자금을 요구하고 그 중 일부를 달러로 요구했다고 주장하고 있다"며 "이는 비상식적이고 모순적인 가정"이라고 지적했다.

또 "검찰이 증거로 내세운 한씨의 진술은 신빙성이 떨어지고 채권회수목록 등 증거들 역시 무의미하다"며 "결국 검찰은 곽영욱 '5만불 사건'의 무죄 선고를 희석하기 위해 기획수사를 벌인 것"이라고 주장했다.

비서실장 김씨 측 변호인도 "한신건영이 제공한 현금과 법인카드, 버스 등을 사용한 점은 인정하지만 이는 정치활동과 관련 없는 것이었다"며 "재판부는 무죄를 선고해 달라"고 호소했다.

최후변론에 나선 한 전 총리는 "이번 수사는 정치적 의도에서 기획되고 조작된 것"이라며 "권력과 정치검찰이 합작해 기획한 보복 표적수사가 이번 사건의 핵심이고 본질"이라고 꼬집었다.

또 "특히 경악할 만한 사실은 검찰이 국회의원 신분이었던 제가 백주 대낮에 길거리에서 돈을 받았다고 주장하고 있는 점"이라며 "법률적 잣대 뿐 아니라 상식의 잣대로도 납득이 가지 않는 주장"이라고 강조했다.

한 전 총리는 2007년 3월 "대통령 후보 경선비용을 지원하겠다"는 건설업자 한씨의 제의를 받아들인 뒤 환전한 5만 달러와 현금 1억5000만원, 1억원권 수표 등 3회에 걸쳐 미화 32만7500달러와 현금 4억8000만원, 1억원권 자기앞수표 1장 등을 챙긴 혐의로 불구속기소됐다.

한 전 총리는 당시 경기 고양시 자신의 아파트 부근 도로에서 현금·달러·수표를 담은 여행용 가방을 직접 가지고 온 한씨를 만났으며 가방을 넘겨받은 뒤 자신의 승용차에 싣고 집으로 돌아간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한 전 총리는 17대 국회의원 당선 직후인 2004년 5월께 한씨 소유 건물 일부를 지역구 사무실로 빌리면서 처음 만났고, 이후 한씨가 한 전 총리의 아파트 공사와 하자 보수를 맡기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아울러 한 전 총리는 2006년 12월20일 백종헌 프라임그룹 회장 등과 총리공관에서 가진 만찬에 한씨를 초대하는 등 한씨에게 사업상 도움을 준 것으로 알려졌다.

함께 기소된 한 전 총리의 최측근 김씨는 2007년 2월부터 같은해 11월까지 경기도 고양시 한 전 총리 지역구 사무실에서 한신건영으로부터 지역구 사무실 운영비용과 대통령후보 경선비용 등 명목으로 9500만원을 받고 나아가 버스와 승용차, 신용카드 등도 무상으로 제공받아 사용한 혐의로 불구속기소됐다.

한편 한 전 총리에게 돈을 건넨 혐의로 기소된 한씨는 지난해 4월 검찰조사과정에서 한 전 총리에게 돈을 줬다고 진술을 했다가 같은해 12월 재판이 시작되자 "한 전 총리는 억울하게 누명을 쓰고 계시다" 등 발언을 하며 진술을 번복한 혐의(위증)로 추가기소된 상태다.

한 전 총리 등에 대한 선고공판은 다음달 31일 오후 2시 510호 법정에서 열릴 예정이다.

posted by 유돌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