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배우 중에 ‘연기천재’라는 수식어를 붙일 만한 배우가 흔하지는 않다.
그런데 이제 20대 중반의 한 남자 배우는 연기 9년 차에 쉬지도 않고 20여편의 영화, 드라마, 연극을 통해 자신의 필모그래피를 쌓아가고 있다. 영화계의 ‘아이돌’이라 불리는 류덕환(24)이 그 주인공이다.
류덕환은 자신의 한계를 단정짓지 않는 배우로 유명하다. 지금의 류덕환을 있게한 ‘천하장사 마돈나’를 비롯해 최근 작품인 영화 ‘그림자 살인’, ‘헤드’와 드라마 ‘신의 퀴즈’, 그리고 ‘링크’까지 선과 악을 피해자와 가해자를 넘나드는 그의 연기는 왜 ‘천재’라 불리는지 입증하고 있다.
왜 류덕환은 이처럼 모질게 자신을 다양한 캐릭터의 바다에 빠트리는 것일까? 이에 대해 류덕환은 “변태라서 그렇다”라고 단번에 말한다.
“저는 변태라 그런지 독특한 역할이 아니면 흥미를 느끼지 못해요.(웃음) 실제로 엄지원 누나가 ‘그림자 살인’할 때 저보고 변태배우라고 그랬거든요. 작품을 보면 쉽게쉽게 잘 넘어가는게 캐릭터가 매력이 없더라고요. 물론 영화 전반의 스토리가 중요하지만, 저 스스로도 집중을 하기 위해서는 캐릭터가 중요하거든요. 어렵긴 어렵죠”
그렇다면 자신에게 붙여진 ‘천재’라는 수식어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할까? 류덕환은 ‘천재’가 아닌 남보다 빠른 연기와의 만남과 캐릭터의 독특함을 이유로 설명했다.
“저는 연기에 대해 타고났다고 생각한 적은 없어요. 제가 연기를 시작한게 숫기가 없어서 시작했거든요. 물론, 남들보다 어렸을 때 연기를 일찍해서 현장 상황 적응력이 빠른 부분은 있어요. 그게 ‘연륜’이겠죠? 다양한 작품에서 좋은 사람을 만난게 연기에 대해 욕을 먹지 않는 이유인 것 같아요”
실제로 류덕환은 연기에 대한 새로운 욕심으로 저예산 영화인 ‘링크’를 차기작으로 골랐다. 뒤늦게 개봉하게 된 이 작품에 대해 류덕환은 ‘절제’를 배운 작품이라 표현했다.
“촬영한 시기로 보면 ‘신의 퀴즈’보다 ‘링크’가 먼저에요. ‘링크’에서 절제를 배웠고, 그 결정판이 ‘신의 퀴즈’거든요. ‘링크’에서 제가 맡은 재현은 수정(곽지민 분)을 돋보이게 해야 하는 역할이지만 뒤를 받쳐줘야 해요. 이 절제라는 것이 정말 어렵더라고요. 지금까지 색깔있는 내지르는 인물이 많았는데, 절제하는 역할은 처음이라 시행착오가 많았죠”
수 많은 제의를 뒤로하고 제작비 3억 원 대의 저예산 영화를 위해 류덕환은 ‘한국에 없는 작품’이라고 표현했다.
“영화 ‘링크’는 캐릭터뿐만 아니라 작품의 성격 또한 한국에는 보지 못했던 것이죠. 우디 한 감독님이 재미교포라 그런지 정말 독특한 비주얼과 내용을 담고 있어요. 저 또한 촬영장에서 많은 부분에 참여했죠. 제가 연출에 관심이 많아서 CG를 써야 할 부분을 직접 연기로 해결한 적도 있어요”(웃음)
데뷔 10년을 눈 앞에 둔 류덕환은 향후 좀더 다양한 작품에 출연할 계획이다. 이제는 ‘일반적’인 캐릭터도 하고 싶다는게 그의 바람이다.
“저는 일상적인 캐릭터가 가장 어렵다고 생각해요. 극단적인 캐릭터의 경우 주목할 요소가 있으니 세세한 부분은 부담이 덜할 수도 있거든요. 하지만 일상적인 캐릭터들은 연기와 외모 그리고 작품 자체의 재미가 어우러져야 한다고 봐요. 배우 입장에서도 조금만 놓치면 매력이 없어지죠. 제가 지금까지 캐릭터에 치중했다면 앞으로는 그런 일상적인 연기도 좀더 해볼 겁니다”
류덕환을 비롯해 곽지민이 주연한 영화 ‘링크’는 병에 걸린 여동생을 살리기 위해 평생을 살던 주인공 재현이 동생을 잃고 실의 끝에 타인의 감각을 공유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진 수정을 만나면서 벌어지는 일을 그린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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