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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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 7. 30. 15:18 핫이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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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사위원제도. 이는 어쩔 수 없는 KBS의 선택이라는 생각을 버릴 수가 없다. 만약 도전자들이 서로를 탈락시키는 권한을 갖게 된다면 그리고 투표를 통해 최종 탈락자를 선정하게 된다면, 분명히 도전자들은 서로 담합하고 모의하고 속이게 될 것이다. 그리고 그것을 공영방송에서 내보내기에는 너무나 자극적일 수밖에 없다. 그러므로 심사위원 제도는 도전자들이 경쟁에 집중하고 경쟁 안에서만 서로 충돌할 수 있게 하는 보호막과 같은 것이었다.

그러나 심사위원의 절대적 권한은 도전자들이 모든 도전이 끝난 후에 절대 권력앞에 나가 구원을 애원할 수밖에 없는 상황을 마련했다. 실제 도전자들이 그렇게 하지 않더라도, 보는 입장에서는 경쟁에 함께 하지 않는 제 3자에 의해 구원받는 상황이 마치 구원을 애원하는 모습처럼 보이는 것이다. 울면서 자기의 정당성을 말하고 잘못을 말하는 모습을 통해서 그렇게 느낄 수밖에 없다.

안타깝게도 이는 경쟁과 도전자들끼리의 관계에 대한 집중도를 상쇄한다. 마지막 키를 심사위원이 쥐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도전자 방창석 씨는 이 룰을 과감하게 깨버렸다. 그는 놀랍도록 영민한 계략을 통해 탈락자 선정위원회 자체를 하나의 게임으로 만들었음을 물론 제 3자에 머물러 있던 심사위원 또한 게임의 틀 안에 집어넣어 버렸다.

    
 
방창석 씨는 전 레드팀의 허홍, 서민수, 김호진 등의 담합의 정황을 포착했고, 이에 분노했다. 이 같은 사실에 대해 제작진에 항의할 수도 혹은 탈락자 선정위원회가 되었을 때 이 문제에 대해 발언할 수도 있었다. 자신이 꼭 탈락자 후보에 오르지 않더라도 말이다. 하지만 방창석 씨는 그렇게 하지 않고 자신을 탈락자 후보에 넣음으로써 탈락자 선정위원회 자체를 하나의 게임으로 만들어 버린 것이다.

방창석 씨가 이렇게 한 것은 기면 기고 아니면 아니고의 해결을 보는 것이 그의 스타일과 맞기 때문이기도 하다. 그러나 그렇게 함으로써 후에 자신이 속해있던 전 블루 팀원들을 구하고 하나의 팀을 자기의 세력하에 두고자 했던 영민한 계산도 깔려 있었을 것이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자신도 위험을 감수해야 한다고 봤을 것이고, 그게 아니면 깔끔하게 떠나도 된다고 생각했을 것이다. 시원한 방창석 씨의 스타일이다.

문제는 그렇게 함으로써 서로의 의견 교환 후에 이루어진 투표를 '부정한 행위'로 단정지었던 그리고 그것을 무효라고 여겼던 심사위원단들이 게임의 3자에서 게임 안으로 들어오게 되었다는 것에 있다. 절대적 권력에 시원하게 한방을 날린 것이다. 당황한 심사위원들은 결국 김호진 씨를 구제하게 되었고, 방창석 씨를 탈락하게 만들었던 조벽 교수는 단독 인터뷰를 통해 왜 방창석 씨를 구제하지 않았는지에 대한 이유를 제시할 수밖에 없었다.

    
 
이로써 도전자는 참여하는 모든 인물이 진정으로 서로 얽히게 되었고, 그로 인해 도전자들의 도전 일지는 흥미를 더해가게 되었다. 심사위원들 또한 비록 경쟁에 참여하지 않지만 '절대적 입장'에서 '고민하고 걱정해야 하는 입장'으로 격하되었다. 때문에 시청자들은 도전자들이 하는 모든 경쟁과 관계에 더욱 집중할 수 있게 되었다. 마지막 탈락 선정위원회가 가장 재미있는 경쟁이 되어줄 것이기 때문이다.

도전자의 재미는 도전자들에 대한 감정이입에 있다. 지금까지는 너무 많은 도전자들이 있었기 때문에 한 명 한 명의 도전자들을 조명하기에 한계가 있었지만, 도전자의 수가 적어진 이후에는 게임보다는 도전자들의 이야기가 프로그램의 더욱 큰 비중을 차지하게 될 것이다. 이를 통해 시청자들은 도전자들과 그들의 경쟁에 더 큰 감정이입을 하게 될 것이고 자연스레 더 많은 비판과 더 많은 논란이 생길 것이다.

하지만 바로 그게 도전자의 진정한 재미 아니겠는가?

그 실타래를 방창석 씨가 풀었다. 그는 매우 개성이 강한 출연자였고 그래서 가장 호불호가 갈리는 인기 많은 출연자였지만 안타깝게도 일찍 탈락했다. 그러나 마지막에 탈락자 선정위원회를 게임의 한 부분으로 만들어 버림으로써 그는 도전자에 새로운 생명을 불어넣어 주었다.

그의 방식이 옳은지 그른지는 판단할 수 없다. 그의 방식을 누군가는 용감하다고 평가할 수도 있고 누군가는 무모하다고 평가할 수도 있다. 그 평가는 시청자 개개인의 가치관에 따라 다를 것이다. 그러나 한 가지는 명확하다. 제작진은 방창석 씨에게 진정으로 고마움을 표시해야 한다. 그가 도전자의 극적 재미를 한 단계 업그레이드 시켜놨기 때문이다.

 

posted by 유돌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