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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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 9. 7. 22:13 핫이슈


무수한 의혹을 남긴 채 종결된 정경아사건이 재수사 조짐을 보이고 있다.

딸의 억울한 죽음을 밝히려는 ‘엄마의 청원’이 국민들의 가슴을 울리고 사건 재수사 가능성을 열었다. 2006년 7월 21일 딸 정경아 씨가 사망한 이후 힘겨운 싸움을 이어온 김 모 씨의 안타까운 사연과 사건에 대한 의문들이 5년이 지난 현재 국민적 관심사로 떠올랐다.

김 모씨는 지난 2월 20일 경 포털사이트 다음 청원게시판에 “엉터리 수사 때문에 유가족은 두 번 죽습니다”라는 제목으로 故 정경아 씨의 죽음에 대한 글을 작성했다. 김 모씨가 직접 작성한 이글은 정경아사건의 개요와 의문을 세세하게 풀어놓고 있다.

김 모씨의 설명에 따르면 정경아 씨는 사건 당일 오후 6시 반 선배부부와 선배의 직장동료 1명 소개받은 남자 1명과 술을 마셨다. 이후 오전 0시 18분께 선배부부의 아파트에 도착한 그는 불과 12분 후 0시 30분 아파트 복도 창문에서 추락해 1시께 사망한 채 발견됐다.

목격자 증언에 의하면 정경아 씨는 노래방에서부터 심하게 다툰 후 헤어졌던 남자친구와 울면서 통화를 했고 이 과정에서 일행들과 다툼이 벌어졌다. 슬리퍼를 신은채 잠깐 자리를 피했던 정경아 씨는 그 뒤 돌아오지 않았다. 일행들은 아파트 주위를 돌며 찾아봤지만 보이지 않아 남자친구에게 갔다고 생각해 그냥 집으로 돌아왔으며 12시간이 지난 오후 1시 경 사망소식을 들었다고 진술했다.

당시 상황을 회상하던 김 씨는 “시신을 인계받아 장례식 때 딸의 사체를 보았다. 너무나 충격적이었다. 성한 데가 하나도 없었다. 팔꿈치가 갈라져 있고 손목은 덜렁덜렁하고 몸 여기저기 멍자국이 있었다. 심지어 목에 손자국도 있었다”며 “심지어 사망한 직후 사진에는 눈이 시퍼렇게 멍들어 얼굴이 다 부어터져 있었다. 온통 얻어맞은 듯한 시신상태는 어떻게 된 것인가. 대체 내 딸에게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인가”라며 호소했다.

이어 “재수사를 요청하니 형식적인 재수사를 벌리고 다시 자살로 결론이 났다. 답답한 마음에 주민들을 만나고 사건 현장에가서 조사도 해봤다. 그런데도 경찰은 오히려 아파트 주민에게 ‘술집 여자인데 임신하고 돈없어서 자살했다’고 말하고 다녔다. 어미로서는 속이 뒤집어질 노릇이다”며 당시 수사상황과 경찰의 태도에 대한 억울한 심경을 전했다.

김 씨는 “투신했다는 아파트 복도 창문에서 지문이 발견되지 않은 점, 167cm에 65Kg의 정경아 씨가 뛰어내리기에 무리가 있는 창문 크기,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서 받은 ‘추락 이전 외부에 의한 상처로 재수사가 필요하다’는 소견서, 증인들의 진술 번복, 사건 당일 함께 있던 선배부부와 일행들의 수상한 행동, 전 남자친구의 증언 등을 토대로 의문을 제기했다.

특히 아파트 주민들이 하나같이 큰 부부싸움이 났다고 생각할 정도의 고함과 소음이 있었다는 점과 정경아 씨가 전 남자친구와 통화를 하는 상황에서 “다시 경아하고 통화하면 죽이겠다”는 말을 내뱉은 선배 남편에 대한 의문은 재수사의 필요성을 시사한다.

김 씨는 “일일이 다 셀수 없을 만큼 의문이 있다. 혼자 힘으로는 도저히 해결이 안돼 청화대에 청원서도 썼고 대검찰청 앞에서 딸의 시신이 담긴 사진을 공개하기도 했다. 1인 시위를 하다가 사법경찰에게 끌려 나가다 머리를 다쳐 뇌진탕으로 사경을 헤매기도 했다”며 “제대로 된 수사를 해서 이같은 결과가 나왔다면 억울하지는 않을 거다. 내가 힘이 어미였다면 어땠을까 생각도 한다”고 억울함을 넘어서 딸의 죽음에 대한 죄책감 까지 고백했다.

끝으로 김 씨는 “이건 명백한 경찰의 직무유기”라며 “의문점이 많은 사건을 얼렁뚱땅 넘길 수 있는가. 꼭 제대로 수사할 수 있게 여러분들의 서명을 부탁드린다”고 말을 맺었다.

 

posted by 유돌이